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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문고리에 책을 건다면?

발행호
vol.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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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뭐든
작성일시
2026/09/14 11:57
최종 편집 일시
2026/10/14 07:45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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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이웃을 만나는 흔한 방법

도서관이 이웃을 만나려면 문 닫힌 시간에도 고심할 일들이 가득하다. 1) 여러 주제로 좋은 책을 수시로 큐레이션한다. 2) 다양한 연령층의 흥미를 끄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한다. (계단 미끄럼틀, 천장 그네, 테라스 카페, 작당 모의장소, 편안한 소파, 아늑한 나만의 공간자리, 누워서 책보는 장소 등) 3) 저자 강연회나 북토크, 연주회 등 다양한 행사를 수시로 연다. 4) 영화 상영, 낭독회, 쓰기 모임, 그림 모임, 술 만들기 모임처럼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방문하게 한다. 5) 텃밭에 채소도 같이 가꾸고 밥을 하고, 각 가정에서 남는 재료를 공유하는 용도로 냉장고도 빌려준다. 6) 동네 손재주꾼들이 만든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소개한다. 7) 집에는 없는 다양한 생활 공구를 빌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놀이터가 된 도서관에 어느새 고양이도 살게 되었는데, 그런데도 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냥 직접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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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전하는 안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서 준비한 책가방을 문고리에 걸어 배달하는 것이다. 다 읽은 책은 문고리에 다시 걸어주기 때문에 다음 배달할 때 수거하면 되고, 책을 볼 의사가 없어서 배달한 그대로 계속 걸어 두는 집은 건너뛰어야지 뭐..
도서관 근방에 유독 원룸들이 많고 1인 가구들이 많다. 그들에게 “여기 도서관이 언제든 기다려요. 쉬는 날만 빼고요~” 라고 인사를 건넨다.

책배달 활동을 따라

공지를 보자마자 마음이 혹해서 신청해 놓고는, 시간 여유가 되는 날만 가끔 참여하고 있는 이 게으른 활동가의 이야기보다는 유쾌하고 성실한 11살 활동가들의 하루를 따라 나서 보기로 했다.
금요일에 느티나무 도서관 1층으로 가면, 사서 선생님께서 미리 준비해두신 책가방들을 건네주신다. “오늘은 여기와 여기를 가는 겁니다.” 방문할 건물 위치와 각 집에 어떤 가방을 걸어야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신다.
그렇게 준비된 가방을 들고 이렇게 도서관을 나오면 지척 거리의 집들이 배달 장소이다. 날씨가 맘에 들면 이렇게 마구 신나면 된다. 다음엔 나도 저렇게 마구(x2) 신나게 가야지!!
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면, 호수와 책가방의 번호를 확인하고 조용히 살짝 걸어두면 미션 완수! 이미 책이 걸려있다면 지난 번 배달의 회수 대상이 되겠다. 한 친구가 번호를 확인해 가방을 건네주고, 한 친구는 문고리에 걸며 오손도손하는 모습이 다정하다.

책배달 활동가의 이야기

놀이터에서 한참 놀고 싶은 11살, 도서관에 오더라도 다른 놀거리도 많고 굳이 나설 마음이 쉬이 생기지는 않을 터인데 매주 방과 후에 방문하는 친구들이 기특하다. 처음엔 혼자 활동하던 D 친구는 어느새 학교 친구 H 의 합류로 더 즐겁게 활동하게 되었다. 친구따라 따뜻한 강남간다는 제비 마냥 재잘재잘 H 친구는 시작동기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친구가 알려줘서요! 귀찮았지만 그냥 했어요. 처음엔 힘들고 땀이 나서 화도 났어.”
계속 책배달을 할거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는 반응의 D 친구와 친구랑 같이 하면 계속 할건데 친구에게 모든 책을 넘겨주겠다는 H 친구의 개구진 우정이 부럽다. 나도 원래 딸이랑 하려던 건데. 흑흑…
책을 받는 이웃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가 물었을 때 “우리 책 안봐요, 가요!” 라는 분도 계셨다고 한다. 몇 번을 방문해도 책가방들이 그대로 걸린 채 거부한 흔적도 흔한 일이고, 거절의 마음도 당연히 존중하지만 활동가로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많이 좋아하시는 거 같았어요. 기분이 좋아 보였어요.” 라고 답하는 귀여운 책배달 활동가들이다. 우리집 문고리에 책이 걸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갑자기 도서관 근처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만약 책배달을 받았던 누군가가 도서관에 방문해서 ‘누가 책 배달했나요? 너무 고마워요.’ 라고 한다면?” ”저요, 저요! 제가 했으니 다이아몬드 열 다섯개 주세요. 그러면 배달 계속 해줄게요!”

정말 그래서 이웃을 더 만난 걸까요?

근처 상가에 책 대여 코너를 배치한 것과 더불어 ‘책가방, 안부편지’ 등을 통해, 동네 곳곳에 “여기 이웃에 도서관이 있어요~” 라고 알리는 데 공조했음은 물론이거니와, 비대면 만남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셈이기도 하다. 사서 선생님들과 활동가들에게 힘이 나는, 책선물을 받은 이웃들의 한마디를 보태어 전해본다.
가까이 도서관이 있는지 몰랐다며 문 밖을 나서서 도서관에 놀러오기도 한다니, 말씀 한마디가 모두 뿌듯하다.

우리 같이, 활동가 어때요?

활동가들에게 부담도 굉장히 적은 편이다. 1주일에 단 한 번, 낮시간 도서관에 잠시 들르는 김에 15분 내에 마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우편 배달부처럼 멋진 모자는 없어도 이름표는 있다. 이렇게 멋진 배달부가 되어보고 싶다면 손!
👈 자, 여기 이름표 하나 내 것으로 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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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달 #책안부인사
글 : 보노보노